은혜와 사랑이 충만하신 우리 구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믿음으로 예배의 자리에 나오신 성도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채워주시고 함께 해 주심으로 날마다 평안이 넘치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교회 절기로 “어버이주일”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버이주일이지만, 서양에서는 5월 둘째주일을 어머니 날로 지키고 있습니다.
어머니날 제도를 처음 만든 나라는 영국교회로 13세기경에 “Mothering Sunday”라 불렀습니다. 이 날에 교회에서는 어머니의 수고와 헌신, 그리고 자녀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가르치면서 어머니에게 효도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다가 1914년 미국 28대 대통령인 Thomas Woodrow Wilson이 5월 둘째 주일을 어머니 날로 지정하면서 정식 기념일로 지키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30년 무렵 구세군에서 어머니날을 지키게 되었고, 1932년 감리교 연회에서 5월 둘째 주일을 부모님 주일로 지킬 것을 결의하여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습니다. 독일에서도 1922년부터 해마다 5월 둘째 주일을 어머니 날로 지키면서 아버지날은 예수님 승천일에 맞춰 지키고 있습니다. 그래서 독일교회에서는 아버지날의 날자는 매년 다릅니다.
각 나라에서 어머니날이라든지 또는 아버지날을 지키는 이유는 부모님들의 사랑과 헌신을 배우면서 그분들의 수고와 사랑에 감사를 표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자녀들이 부모님의 신앙을 이어 받아 신앙의 대가 끊어지지 않도록 힘쓰도록 격려하기 위함입니다.
삿2:10=그 세대의 사람도 다 그 조상들에게로 돌아갔고 그 후에 일어난 다른 세대는 여호와를 알지 못하며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행하신 일도 알지 못하였더라
사사시대의 불운은 백성들이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정치적으로 위기에 처해서 힘들었다기보다는 부모세대의 신앙이 자녀세대로 이어지지 못하고 하나님을 제대로 섬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에 정착한 후 꾸준히 원주민들과 싸워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고, 하나님께서 약속해주신 늦은 비와 이른 비를 적당히 내려주심으로 떠돌아다니는 유목민의 삶에서 벗어나 농사지으면서 여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는 정착민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을 허락해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기 보다는 토양이 좋은 곳에서 농업 기술의 발달로 자급자족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면서부터 점점 교만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부모들 역시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녀들에게 신앙교육을 강조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더 잘 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만 강조하다보니 광야에서부터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자녀들에게 제대로 교육시키지 못했습니다. 이것이 화근이 되어 부모세대가 모두 죽은 후 자녀세대에서는 하나님을 배반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을 경배하면서 예배드리는 우리도 부모님의 신앙을 살펴보면서 부모님의 신앙생활을 본받고 나 역시 하나님으로부터 인정받을 만한 신앙인으로 성장하고, 내가 가지고 있는 신앙을 자녀들에게 가르쳐 그들 역시 자립해서 부모의 신앙을 배반하지 않고 잘 이어가도록 힘써야 합니다.
함께 읽은 본문은 사무엘 선지자의 어머니인 한나의 신앙을 보여준 내용입니다.
한나는 오랫동안 자녀를 낳지 못해 심신이 지쳐있었고 무엇보다 첩 브니난의 악행으로 날마다 불행한 날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녀는 매년 남편이 가족들을 데리고 하나님의 법궤가 있는 실로에 가서 제사드릴 때, 매년 행했던 것처럼 가족들과 함께 음식을 먹으면서 교제를 나누고 싶었지만, 이번만큼만은 가족들과 함께 있는 것이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홀로 성전에 가서 다른 여자들처럼 자기에게도 자녀를 허락해주도록 하나님께 통곡하면서 기도했습니다.
삼상1:19=그들이 아침에 일찍이 일어나 여호와 앞에 경배하고 돌아가 라마의 자기 집에 이르니라 엘가나가 그의 아내 한나와 동침하매 여호와께서 그를 생각한지라
‘여호와께서 그를 생각한지라’ 기도응답의 기준으로 모든 것을 주관하고 계신 하나님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은 한나가 성전에서 간절하게 부르짖었던 내용을 들으셨습니다. 하나님은 아이가 없음으로 당하는 한나의 원통함을 풀어주기 위한 일하심의 열매로 오랫동안 기다렸던 임신과 출산이 한나에게도 나타났습니다.
삼상1:20=한나가 임신하고 때가 이르매 아들을 낳아 사무엘이라 이름하였으니 이는 내가 여호와께 그를 구하였다 함이더라
기도응답을 받은 한나는 아들의 이름을 여호와께 구했다는 뜻으로 ‘사무엘’이라고 불렀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한나의 신앙을 다시 한 번 묵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도응답의 필요성을 느낄 때마다 다른 때보다도 더 뜨겁게 기도합니다. 그리고 기도 응답을 받기 위해서 철야기도, 금식기도, 작정기도, 서원기도 등등 본인들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들을 사용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기도 응답을 받은 후의 태도입니다.
기도하기 전의 간절함과 사모함과 뜨거움을 동반한 약속을 지키십니까? 아니면 기도 응답을 받는 순간만 기뻐하고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가 옛날과 같이 사십니까? 한나가 하나님께 울면서 간절히 부르짖었던 기도제목이 무엇이었습니까?
삼상1:11=서원하여 이르되 만군의 여호와여 만일 주의 여종의 고통을 돌보시고 나를 기억하사 주의 여종을 잊지 아니하시고 주의 여종에게 아들을 주시면 내가 그의 평생에 그를 여호와께 드리고 삭도를 그의 머리에 대지 아니하겠나이다
만약 아들이 태어나면 하나님을 위해 첫 아들을 나실 인으로 바치겠다. 이었습니다. 그리고 한 육, 칠 년의 세월이 흐른 후 한나는 사무엘을 데리고 성전에 가서 엘리 제사장에게 오래 전에 아이 낳기를 소망하면서 간절히 기도했던 여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후, 사무엘을 성전에서 자라도록 엘리 제사장에게 드렸습니다.
삼상2:18=사무엘은 어렸을 때에 세마포 에봇을 입고 여호와 앞에서 섬겼더라 사무엘이 어린나이에 어머니와 떨어져 사는 것을 불편해 하지 않고 여호와의 성전에 살면서 하나님을 섬기면서 혼자 살 수 있었던 것은 ‘사무엘’이라는 이름에 담겨져 있는 부모님의 경건한 신앙 비결 때문이었습니다.
한나는 일반 사람들처럼 간절하게 기도한 후 응답 받았을 때, 응답 받기 전의 생각과 결심들을 무시하거나 뒤로 미룬 것이 아니라, 기도한 내용을 마음에 간직하면서 실천했습니다. 한나는 아이의 이름을 부를 때마다 본인 스스로 신앙적으로 각성하고 결심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계획을 아이에게도 이해시킴으로 아이 스스로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도록 교육했습니다.
우리가 한나의 믿음을 통해 먼저 배워야할 것은 자녀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 신앙으로 잘 교육시켜 자녀들이 ‘부모님의 신앙을 이어받을 수 있도록’ 교육해야한다는 사실입니다. 요즘에는 자녀를 많이 낳지 않아 자녀가 왕이 되고, 부모가 하인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불편해 하거나 하고자 하는 것을 제대로 뒷받침해주지 못하면 부모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는 것으로 치부해버리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자녀 또한 자기가 한 번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반드시 관철시켜야하고 그래야만 자기만족을 느낍니다. 이런 세상에 살다보니 인내, 섬김, 양보라는 단어가 아이들에게 사라진지 오래되었습니다. 우리는 아이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는 것이 진정한 부모의 역할인가에 대해 하나님 앞에서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그러나 사무엘을 통해서 우리는 또 다른 모습을 배워야 되는데 바로 ‘부모의 신앙’입니다. 한나는 부모로서 자녀에게 하나님에 대해 최선을 다해 교육시켰고, 사무엘은 어려서부터 하나님에 대해서 분명히 깨달았습니다. 그 결과 그는 어머니 말에 순종해서 한창 부모님과 함께 살아야할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홀로 성전에서 엘리제사장을 비롯하여 레위 지파 사람들과 지내는 것을 힘들어하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어린아이가 신앙이 좋아도 부모님을 떠나 혼자 살겠다는 결심할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 말에 100% 신뢰하면서 순종해 왔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부모님 말에 얼마만큼 신뢰하면서 순종하고 있는지요?
먼저 부모는 자녀들이 내 신앙을 본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님을 섬겨야 합니다. 교회에서 성도들에게 보여주는 신앙인으로서의 부모와 가정에서 자녀들에게 보여주는 부모로서의 모습이 똑같은지요? 또 자녀들은 부모님의 신앙을 본받아서 나도 저렇게 신앙생활 해야겠다고 결심할 수 있는지요? 적어도 사무엘은 어머니의 신앙과 삶을 보면서 어머니의 하나님을 자신의 하나님으로 고백했기 때문에 떨어져 살 수 있었던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룻1:16=룻이 이르되 내게 어머니를 떠나며 어머니를 따르지 말고 돌아가라 강권하지 마옵소서 어머니께서 가시는 곳에 나도 가고 어머니께서 머무시는 곳에 나도 머물겠나이다 어머니의 백성이 나의 백성이 되고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리니
모압 여인 룻과 이스라엘 여인이면서 룻의 시어머니인 나오미 사이에 나눈 대화내용입니다.
룻은 하나님을 몰랐던 여인이었는데 어떻게 하다가 나오미의 장남인 말론의 아내가 되면서 조금씩 하나님을 알아가게 되었는데 불행히도 남편이 죽게 되자 홀로 살던 나오미는 두 며느리인 오르바와 룻에게 너희 고향 집으로 돌아가서 재혼해서 행복하게 잘 살라면서 돌려보내고 다시 고국으로 돌아갈 계획을 세울 때, 룻이 시어머니에게 ‘어머니의 백성이 내 백성도 되고, 어머니의 하나님이 내 하나님도 됩니다.’ 라고 말하면서 끝까지 나오미와 함께 했습니다.
한나와 나오미 모두 자녀들에게 좋은 신앙인과 존경할 만한 부모로서의 모습을 보였고, 자녀들은 이런 부모님의 신앙을 자랑스럽게 여기면서 신앙의 대를 이어 갔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어버이주일에 단순히 부모님의 사랑을 생각하면서 효도하겠다고 다짐하는 것으로 끝내지 말고, 부모님의 신앙을 이어받아 그분들의 신앙을 내가 발전시키고, 내 자녀들에게도 물려줘서 가족의 신앙의 대가 끊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결심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요즘에는 부족한 것이 없고, 양적으로 여유로워 하나님에 대한 절박함이 옛날보다 많이 적어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우리의 믿음까지 뒤로 물러나서는 안 되며, 세상의 유행에 민감해서 자녀들에게 세상적인 성공만 강조해서도 안 됩니다. 오히려 세상의 성공보다는 경건한 신앙 교육을 강조하면서 내 자녀들이 나의 신앙을 이어받아 하나님을 잘 섬길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한나를 통해 믿음을 가진 사무엘은 부모님의 신앙을 발전시켜 위기에 처한 조국 이스라엘을 구해내고 왕을 세워 새롭게 나라를 이끌어가도록 힘쓴 선지자요, 하나님에게도 인정받았지만, 끝까지 백성들에게 사랑받고, 존경받은 위대한 선지자로 생애를 마쳤습니다. 우리들도 부모님의 신앙을 이어받아 부모님의 신앙을 발전시킬 뿐만 아니라, 내 신앙을 내 자녀들에게도 잘 가르쳐서 믿음의 대가 끊어지지 않도록 힘써야 합니다. 더 나가 부모님께서 우리에게 아낌없이 베풀어주시고 나눠주신 그 귀한 생명과 사랑을 잊지 말고, 내가 부모님에게 모든 면에서 자랑거리가 될 수 있도록 힘쓰고, 부모님의 마음을 기쁘게 해 드리는 성도들이 되어서 주께서 효도하는 자녀들에게 약속하신 풍성한 복을 받아 누리기를 바랍니다. A 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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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멘 한민교회 담임목사 이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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